오히려 더 경험치를 넓혀주더라구요 -
이번주말 남편과 호캉스를 보내고
연남동을 휘젓고 다녔는데
오래전 출근길을 따라 걸어보며
옛날 생각도 해보고,
그러다 처음 보는 카페에 들어갔는데
예전과 달라진 모습에 호기심이 생겨 문을 열게 되었다.
옛날엔 커피 공장 같은 곳이었는데
주인이 바뀌었는지 강아지 굿즈들이 많았다.
그래도 로스팅을 직접하는 카페이니 믿고 들어갔다.
메뉴를 고르느라 한참을 고민하고
아인슈페너와 핸드드립(콜롬비아) 원두를 시켰다.
이런저런 얘기를 하며 한참을 편하게 있다가
우연히
정말 우연히 다른 손님과 바리스타님 대화를 들었다.
"꼭 좋아하는 원두만이 아니라 다른 것도 먹어보는게
편견 갖지않고 다른 시도를 해볼 수 있으니까 좋더라구요"
라고 말하는 바리스타님의 이야길 들었다.
물론 언어기억력이 좋지 않아 워딩 그대로는 아니지만
"이사람도 처음엔 산미 있는거 아예 못 먹었어요 근데 지금은 이것저것 다 좋아하게 되었더라구요"
나는 무조건 원두라면
콜롬비아, 코스타리카
내가 그동안 얼마나 편협했나 괜시리 뜨끔했던 순간이었다.
'나이가 들어갈수록
선택할 수 있는게 점점 줄어든다
그러니 할 수 있는걸 최대한 많이 경험해봐라' 하셨던
국장님이 떠올랐다.
첫 직장 생활을 하던 스물셋의 나와
서른의 나는 얼마나 많이 바뀌어왔나 싶었다.
어느새 나도 내가 내길을 점점 좁혀만 온 건 아니었나,
내가 좋아하는 것들만 찾고
불편한 것들은 점점 멀리멀리 거리를 두며
점점 선택할 수 있는 가지들을 잘라낸 것은 아닌지
해리포터에 나오는 어떤 맛인지 모를 젤리들같은게 인생이라면 머리쓰며 좋아하는 것만 먹으려 들지 않고
용감하게 이것저것 하나씩 먹어보는 삶을 살고 싶다.
어쩌다 귀지 맛을 먹으면
'귀지 맛이라니 ㅋㅋㅋㅋㅋㅋ' 하며 웃는 삶
새로운 경험에 철벽치지 않는 삶 !
고마워요 바리스타님 :)